천개의 파랑

8월에 출간된 책이었고 과학문학상 받은 거라서 궁금하긴 했는데 표지랑 책 제목에 끌린 게 있긴 해서 (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) (파란색 좋아함) 그리고 무엇보다 이 작가의 책은 처음 읽어보는 거라 어떤 여성연대의 이야기를 할까가 제일 초점이었음
개인적으로 SF를 싫어하는 건 아닌데 SF 특유의 이야기를 쓰는 사람이 자아도취해서 읽는 내가 무엇인지 이해할 수 없는 감성이 있단 말임 이게 특히나 외국 작가들 거에 심한 것 같음 그런 SF 소설에서 가장 읽기 수월했고 유익한 시간이었던 게 우리가 빛의 속도로 갈 수 없다면이었고 그 다음으로 천 개의 파랑이 추가가 됐다 (놀랍게도 빛의속도로 갈수없다면 작가가 감상을 남긴 게 있더라구요 동지는 동지를 알아본다 같은)

인간을 본따 만든 휴머노이드와 동물 말의 연대 이야기지만 그 사이에 걸쳐 있는 인간들의 사연이 주된 이야기였고 개인적으로 말인 투데이의 이야기 더 보고 싶었으며 결말에도 두리뭉실 나온 건 쪼금 아쉬움 (동물 애호가라서)
일상적으로 무너질 수 있는 관계에게 갈등을 주지만 그 관계는 오히려 서로를 돈독하게 해주는 갈등이자 서로를 성장할 수 있게 하는 계기를 준 게 마음에 들었음 보통 여성연대를 쓰는 분들도 이런 관계는 파멸을 주고 성장시키는데 이건 반대였어서 오히려 신선함을 줬달까
마지막 장면은 3자가 봤을 때 실패하는 광경이었지만 당사자에게는 오히려 성공하기 위한 도약의 발걸음이자 마찬가지일 것 같아서 그 결말 부분마저 너무나 마음에 들었다
정말 좋은 독서 시간이었고 지금도 천선란 다른 책 읽고 있는데 이것도 내용 좋은듯 천개의 파랑이랑은 반대로 아래로 떨어지는 내용이지만

어떤 물질의 사랑

단편들 모아놓은 소설집인데 가장 좋았던 편들은
- 사막으로
- 어떤 물질의 사랑
- 그림자놀이
였떤 것 같음~ 지난번에 SF 장르는 인간의 가능성과 더불어 발전을 볼 수 있어서 인류애가 차오른다는 글을 봤었는데 역시 나도 그 맥락에 동의하는 쪽 시간의 흐름을 다양한 갈래로 서술할 수 있어서일까 다양한 미래의 갈래를 보여주되 그만한 인간의 갈등도 보여주고 수백년이 흘러서야 갈등이 사라지거나 하지만 수명쪽의 문제로 해결할 수 없는 난제로 남는 것도 꽤 있는 듯

사막으로가 수명으로 인한 인간의 난제에 더 초점을 둔 것 같았고 처음 아버지의 그 말로 인해 꿈이 생겼는데 아버지가 생각하는 것과는 반대방향으로 흘러갔다는 게 좋다 아버지는 몽상가였고 자식은 현실주의였기 때문에 발생한 이해할 수 없는 서로간의 가치관 차이.. 를 보여줬지만 결단코 비극적이지 않았던 것 같음 지나가는 우주와 사막의 문장들이 미려했고 오아시스 같아서 그 물에 빠지면 아주 깊었을 것... (그런 느낌)

- 어떤 물질의 사랑
책의 타이틀을 대표하는 제목이자 제일 마음에 들었던 단편
주인공이 알에서 깨어 태어난 외계인인데 배꼽이 없음 (배꼽이 없다는 말은 즉 주인공을 대표할 수 있는 성별이 없다는 소리) 성별이 없는 주인공은 인간 모친의 손에서 자라났는데 모친은 자기가 '딸'이 좋으니까 딸처럼 대함 그래서 본인도 본인이 여자로 알고 있었는데 이 외계인의 특징은 인간과 사랑을 하면 그 상대방의 특성과 닮아지는 거임 즉, 여자와 사랑해서 교감을 나누면 그 여자의 성별을 타고나게 됨
되게 머리 맞는 느낌이었고 참신하다고 생각했음 나도 예전부터 닮아야 사랑할 수 있는 거 아닐까 전혀 정반대의 사람이면 닮은 구석이 없기에 환상도 금방 깨지고 관계가 틀어지고 만다라고 생각하고 있었는데 외계인이 사랑하면 사랑할수록 상대방과 닮아가고 같은 육체적 성별을 공유하게 된다는게 결국 사랑이란 이런 것이다를 알려주는 것 같았음 정말 엄청 사랑해서 육체적 교감을 하고 싶을때... 즉 '이 사람과 영원히 함께 하고 싶다' 라고 생각하면 알이 나타난다는 것도 좋았던 거 같다

그림자놀이는 수명이 늘어남에 따라 인간의 이해관에서 오는 갈등을 볼 수 있었는데 A가 B를 생각하는 마음이라던가 서술 농도가 깊어서 좋았던 거 같음.. 이런 단일 감정선 너무 좋아한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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